교회, 하나님 나라 | Church & Kingdom of God

RPCNA

신앙고백, 신조의 중요성을 깨우치고 나니, 이미 몸 담고 있는 교회에서 나는 거치는 돌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미국에 온지 일년만에 출석하는 교회를 옮길 수 밖에 없었다. 나의 지난날 무지함을 질책하는 수 밖에..

기도하는 가운데 찾은 교회가 Reformed Presbyterian Church of North America (RPCNA) 교단이었다. 개인적으로는 Orthodox Presbyterian Church (OPC) 교단에 출석하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주위에 가까운 교회가 없었다. 성도는 교회 중심적 행보를 해야 하고, 그런 의미에서 가까운 교회에 나가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을 표방하는 RPCNA 교단이 가까운 Cambridge 시내에 있는 것을 발견하였고, 이제 그 교회에 정식으로 출석한지 2 주일 째다. 교단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신앙은 개혁주의를 표방하며 교회 정치 형태는 장로회이다.

물론 신조를 올곧게 표방한다고 저절로 지역 교회가 건강한 모습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신조는 방향을 설정해 줄 뿐이다. 하나님 말씀의 능력을 실질로 누리고 나타내는가는 또 다른 문제이다.

그러나 이제 내가 출석하고 있는 교회는(지역교회 이름은 First Reformed Presbyterian Church 이다) 규모도 자그마할뿐더러 어린아이에서 부터 나이든 분들까지, 특정 연령층이 주세력을 이루기 보다는 골른 분포와 함께 가족 중심적인 모습이, 교회가 건강하다는 모습으로 비쳐졌다.

목사님은 프랑스계 미국인으로, 인자한 성품이 풍채에서 드러났다. 양들을 사랑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언어학 박사 학위를 취득할 즈음에 예수님을 영접하였다. 그래서 젊을 때는 자기 이름 Christian 이 싫었다고 하신다. 장로님 두 분이 계신데 (Tom 과 Chris), 내가 처음 교회에 간 날이 매달 있는 성찬식이 있는 날이어서, 동참하고 싶은 나의 신앙고백을 점검해 주셨다. 그날 성찬은 참으로 주님과 온 교회가 깊은 교통을 누린 날이었다.

예배는 온 교회가 하나님 앞에 성도로서 모든 예(禮)를 다하는 시간이다. 그러한 예배가 되기 위하여 RPCNA 교단이 고민한 결과 이 교단의 특징은, 예배 시간에는 악기를 사용치 않고 사람의 목소리로만 하나님께 찬양을 하며 (a cappella), 찬송 드리기 위해 사용하는 찬송시는 시편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찬송을 부르기 전에는 목사님이 시편의 내용을 자세히 설명해 주신다. 성가대는 따로 없다. 매 주일 준비된 성도 한 사람이 나와서 찬송을 지휘한다. 그러면 일절은 unison으로 부르고 그 다음 절부터는 성부(聲部)를 나누어 부른다. 매우 독특하고 편안하다. 사람 목소리의 아름다움이랄까.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의 느낌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보잘 것 없는 찬송을 들어주시는 황송한 시간이다.

악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낯설기는 했지만, 목사님 스스로도 첼로를 연주하시고 자녀들도 악기를 다루는 등 음악을 매우 사랑하는 사람들임을 알게 되었고, 형식적인 것에 매이지 않으려고 악기를 배제한 초기 개혁교회의 전통을 존중한 것이라는 설명에 수긍이 갔다. 종교 형성주의가 아닌, 참으로 하나님께 예를 다하려는 정성에서 나온 스스로의 결단이라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오히려 편하다.

주일 오전에는 성경 공부 시간이 있는데, 아직 거기에는 참석하지 않고 있다. 이제 조금씩 조금씩 교회에 대해 알아 가고 있다. 교회를 분석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주님께서 나를 인도하신 교회임을 확신하고 출석하기 시작했다. 그러니 만큼 열심으로 교회를 섬기고 성도들과 함께 하나님께 예배하고 싶다.

다양한 민족들이 교회에 나오고 있다. 온 민족의 하나님이심을 느낄 수 있는 것이 교회에 처음 출석한 날 발견한 기쁨 중에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