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 Theology

믿음따라 하지 아니하는 것은 죄라는 의미

<그리스도의 지체로 사는 삶> (김홍전 著) 을 읽던 중 “믿음을 따라 하지 아니하는 것은 다 죄니라”(롬 14:23)는 말씀에 대한 강설을 읽다가 하늘에 속한 믿음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믿음을 따라 하지 않는다’는 말씀에서 의미하는 믿음은 분명 평범한 믿음 — 예를 들면 ‘나는 내가 지금 걸린 이 불치병에서 나을 것을 믿는다’는 그런 믿음은 아닐 것입니다. 왜냐면 우리가 생활하는 모든 것에 그러한 믿음을 적용하거나 발휘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고 또 그것이 부자연스럽게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러한 믿음은 궁극적으로 공리적인 것으로서, 세상 사람들도 ‘조국의 무궁한 발전을 믿는다’거나 ‘사랑의 힘을 믿는다’는 것과 같이 숭고한 믿음을 갖고 그 믿음 위에서 자신의 생활을 전개해 나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믿음을 따라 하지 아니하는 것은 다 죄니라”는 말씀에서 말하는 믿은은 하늘에 속한 믿음이 분명합니다. 하늘에 속한 믿음이 다른 믿음과 다른 것은, 하늘에 속한 믿음은 그 궁극적 지향과 소망이 하나님의 위엄과 사랑과 거룩하심과 권능과 지혜와 아름다움 — 곧, 하나님의 영광이 밝게 빛나길 원한다는 것에 있다는 것입니다. 이 믿음에는 자기의 발전이라든지 자기의 그 무엇이 궁극적인 목적에 전혀 자리잡고 있지 않습니다. 자기가 어떻게 되든, 결국 하나님의 영광이 하늘에서와 같이 이 땅에서도 찬연히 드러나길 바란다는 것 만을 생각합니다.

구약에서는 믿음이 ‘의지한다’는 말로 종종 표현되는데, 여기서도 자기가 원하는 그 무엇을 위해 신의 능력을 동원한다는 식의 의지함이 아닙니다. 오직 관심은 하나님의 영광이 역사의 현실 속에 증거되는 것이며, 이 일에 있어 오직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능력과 지혜로 하셔야 하시기 때문에 그 분을 의지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하나님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 분의 특성을 안다기 보다는 그 분 자신을 알아가야 하며 사귐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안 만큼 나는 그 분을 더욱 경배하게 되고 그 분의 뜻이 나타나기를 소망하는 것이며 또 그 분의 법을 따르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그 분께 순응하고 복종하는 것입니다.

“믿음으로 한다”는 것은 그런 것입니다 — 오직 하나님의 영광이 찬연히 드러나길 바란다는 소망 아래 그 분에 대해 알면 안 만큼 그 아래서 습복하고 행동해 나간다는 것입니다. 적게 알았던 많이 알았던, 항상 이러한 믿음 아래서 움직여 나가야 되는 것이지, 자기가 생각하는 이상이라든지 어떤 종교적 사상에 의해 움직이지 아니하는 것입니다.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전 10:31)는 말씀도 이러한 터 위에서의 의미를 갖고 있는 것입니다; ‘이 음식을 먹고 더 하나님을 잘 섬겨야 하겠다’는 마음으로 밥을 먹으라는 것이 아닌 것입니다; 먹는다든지 마신다든지 생활의 가장 기본적인 것에서도, 한 마디로 우리 존재의 근본적 위치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다는, 그리스도의 일부분으로서의 위치 위에서의 생활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성경의 기타 여러가지의 도덕적 교훈들은 바로 이러한 위치 위에서의 얘기인 것입니다; 얼핏 보면 명심보감이라든지 탈무드와 같은 훌륭한 도덕서적들이 하는 얘기와 같아 보이지면, 전혀 다른 세상에서 별다른 의미를 갖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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