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 | Salvation

교리에 대한 믿음이 구원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그 분과 관련된 교리들을 믿는다는 것 보다 예수님 당신을 믿는 것이란 이 단순한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바른 교리를 믿는 것의 중요성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다 보니 성경을 보다 예전엔 잘 이해가 안 되었는데 이제 그 의미를 조금 알 것 같은 부분들도 나온다.

요 근래 교회에서는 예수님께서 변화산에서 내려오신 후의 이야기가(마 17장) 강설되었다. 거기 보면 제자들이 귀신들린 아이를 고치지 못해서 결국 예수님께서 고쳐주셨는데, 제자들은 “우리는 어찌하여 쫓아낼 수 없었습니까”하고 묻는다. 이것은 자기의 영력(靈力)에 대한 의문던지 또는 자기네가 예수님을 본 그대로 흉내냈는데 왜 안되었는지에 대한 질문일 수 있다. 신앙을 이러한 식으로 대하는 것은 곤란하다. 제자들의 이 질문을 나의 질문이라 생각했을 때, 예전이라면 몰라도 지금의 내가 스스로 하고 싶은 대답은 “나는 당연히 쫓아낼 수 없지요”일 것이다. 믿음이란 어떤 교리나 어떤 종교적인 방법, 주술을 믿는 것도 아니고 또는 나 자신의 어떤 능력을 기르는 일도 아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 그 분의 인격을 신뢰하는 그것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 하시고자 하시는 일에 대해 그 분을 향한 “겨자씨 만한 믿음이라도 있는” 그 사람이야 말로 그리스도의 일을 맡아서 하는 그릇 노릇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어제는 또 백부장의 신앙에 대해 묵상하였다 (눅 7장). 백부장의 하인이 아파서 누웠고, 예수님께서는 그를 한 번 보시러 가시는 길이었는데, 백부장은 친구들을 보내어 “어찌 감히 제가 주님을 모시겠습니까? 수고하지 마시고 말씀만 하시옵소서, 낫겠나이다”하였다. 이에 대해서도 예전의 나라면 백부장이 예수님의 초인적 능력을 믿었다는 사실에 집중했겠지만, 이제 보니 그런 것 보다도 오히려 백부장의 고백의 요점은 ‘나 같이 미미한 사람도 어떤 실질적인 권력이 있는데, 하물며 주님이시겠습니까? 주님 같이 높으신 분의 권세란 얼마나 대단하시겠습니까; 말씀만 하셔도 병이 낳을 것으로 저는 믿습니다’하는, 예수님이라는 인물의 얼마나 높으심을 고백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예수님께 대한 어떤 교리나 사실에 대한 믿음 보다도 자신과 예수님은 어떠한 관계인지, 그 분의 숭고함에 대한 믿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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