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의 씻김으로 거룩해진다는 말의 의미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제 69, 70, 71 문)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제 69–71 문은 우리의 행위와 구원의 관계 관한 질문이다 (아래는 독립개신교회 번역본):

69문: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위에서 이루신 단번의 제사가 당신에게 유익이 됨을 거룩한 세례에서 어떻게 깨닫고 확신합니까?

답: 그리스도께서 물로 씻는 이 외적(外的) 의식을 제정하시고 [1], 그의 피와 성신으로 나의 영혼의 더러운 것, 곧 나의 모든 죄가 씻겨짐을 약속하셨습니다 [2]. 이것은 물로 씻어 몸의 더러운 것을 없애는 것처럼 확실합니다.

70문: 그리스도의 피와 성신으로 씻겨진다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답: 그리스도의 피로 씻겨짐은 십자가의 제사에서 우리를 위해 흘린 그리스도의 피로 말미암아 은혜로 우리가 하나님께 죄 사함 받았음을 뜻합니다 [3]. 성신으로 씻겨짐은 우리가 성신으로 새롭게 되고 그리스도의 지체(肢體)로 거룩하게 되어, 점점 더 죄에 대하여 죽고 거룩하고 흠이 없는 삶을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4].

71문: 세례의 물로 씻는 것처럼 확실히,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피와 성신으로 우리를 씻으신다는 약속을 어디에서 하셨습니까?

답: 세례를 제정하실 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마 28:19), “믿고 세례를 받는 사람은 구원을 얻을 것이요 믿지 않는 사람은 정죄를 받으리라”(막 16:16). 이 약속은 성경이 세례를 “중생의 씻음” 혹은 “죄를 씻음”이라고 부른 데서도 거듭 나타납니다(딛 3:5; 행 22:16).

[1] 마 28:19
[2] 마 3:11; 막 1:4; 16:16; 눅 3:3; 요 1:33; 행 2:38; 롬 6:3-4; 벧전 3:21
[3] 겔 36:25; 슥 13:1; 엡 1:7; 히 12:24; 벧전 1:2; 계 1:5; 7:14
[4] 겔 36:26-27; 요 1:33; 3:5; 롬 6:4; 고전 6:11; 12:13; 골 2:11-12

아래는 이에 대한 김헌수 목사님의 강설 중 일부분이다 (굵은 글씨는 졸인의 강조):

70문에서는 그리스도의 피로 정결케 하는 일을 성신께서 행하신다고 가르칩니다. 내가 믿으니까 정결케 되었다고만 이야기하지 않고, 성신께서 그리스도의 공로를 우리에게 입혀 주셔서 우리의 죄가 용서함을 받는다고 고백합니다. 그 부분의 대답을 다시 한번 낭독하고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성신으로 씻겨짐은 우리가 성신으로 새롭게 되고 그리스도의 지체(肢體)로 거룩하게 되어, 점점 더 죄에 대하여 죽고 거룩하고 흠이 없는 삶을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짧은 대답이지만 여기에 신자의 일생이 담겨 있습니다. 성신으로 새로운 생명을 얻어서 그리스도의 지체로 거룩하게 되었고 또한 ‘점점 더’ 죄에 대하여서 죽고 거룩하고 흠이 없는 삶을 사는 것이 세례를 받은 신자의 모습이라고 고백합니다. 거룩함이라는 말이 두 번 나오는데, 한 번은 성신으로 새로운 생명을 얻고 그리스도의 지체가 될 때를, 두 번째는 성신으로 죄에 대하여서 죽고 거룩한 삶을 살 때를 가리킵니다.

우리의 경험으로 볼 때, 두 번째 부분은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지체가 되는 것까지도 거룩함으로 설명하는 첫 번째 부분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보통 도덕적으로 흠이 없고 정결한 생활을 하면 거룩하다고 생각하는데, 첫째 부분은 우리의 그러한 생각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성경에서 거룩함을 말하는 방식은 우리의 경험과 다릅니다. 성경에서는 ‘하나님께 드려진 것’이 곧 거룩한 것입니다. 성경에서 거룩하다는 말이 가장 많이 나오는 곳은 레위기입니다. 제사 제도에 대하여 가르치면서, 하나님께 드려진 것이 거룩한 것이라고 합니다. 거룩함을 사람의 경험을 중심으로 이야기하지 않고 하나님의 관점에서 가르칩니다. 하나님께 드려진 것이 거룩한 것이기 때문에, 성신으로 새롭게 되어 그리스도의 지체로서 그리스도와 연합한 그 순간이 바로 거룩하게 되는 때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행한 것을 보시고서 거룩하다고 하시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나를 거룩하게 보시는 것입니다.

— 김헌수,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강해 2, 289–290 쪽 (굵은 글씨는 졸인의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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