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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기도의 의미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제 122문)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제 122문은 주기도문의 첫번째 간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의 의미를 묻는다 (아래는 독립개신교회 번역본):

122문: 첫째 간구는 무엇입니까?

답: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옵소서”로, 이러한 간구입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로 하여금 주님을 바르게 알게 하여 주옵시며 [1], 주께서 행하시는 모든 일에서 주님을 거룩히 여기고 경배하고 찬송하게 하옵소서 [2]. 주께서 행하시는 일에는 주님의 전능과 지혜와 선하심과 의와 자비와 진리가 환히 빛나옵나이다 [3]. 또한 우리의 모든 삶을 지도하시고 우리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주장하셔서, 주님의 이름이 우리 때문에 더럽혀지지 않고 오히려 영예롭게 되고 찬양을 받게 하옵소서 [4].”

[1] 시 119:105; 렘 9:24; 31:33-34; 마 16:17; 요 17:3; 약 1:5
[2] 눅 1:46-55; 1:68-69; 롬 11:33
[3] 출 34:6-7; 시 119:137-138; 145:8-9; 렘 31:3; 32:18-19; 마 19:17; 롬 3:3-4; 11:22-23
[4] 시 71:8; 115:1; 마 5:16

아래는 이에 대한 김헌수 목사님의 강설 중 일부분이다: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는다’는 말은 아주 구체적인 것을 가리킵니다. 즉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거룩함’ 하면 떠올리는 것보다는, 하나님의 구원 사역과 관련이 있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하나님께서 포로로 잡혀간 이스라엘 백성 때문에 더럽혀진 여호와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셨다’ 하면, 그것은 곧 이스라엘의 구원을 의미하였습니다. 에스겔서 36:23을 보면 “너희가 그들 중에서 더럽힌 나의 큰 이름을 내가 거룩하게 할지라”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스라엘이 죄를 지어 다른 나라에 포로로 잡혀감으로써 하나님의 이름이 더럽혀졌으므로, 하나님께서 그들을 구원하심으로써 자기 이름을 거룩하게 하시겠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거룩한 이름을 스스로 드러내시면 그의 백성은 구원을 받는다’ 하는 이러한 것은 다른 선지서들에서도 중요하게 가르치는 내용입니다(참조. 겔 39:7; 사 29:22-24; 렘 14:7, 9; 암 9:11-12; 슥 14:9).

선지서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거룩한 이름은 궁극적으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루실 구원을 가리킵니다.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이름을 영광스럽게 한다, 혹은 거룩하게 한다는 말은 십자가의 구원을 통하여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게 된다는 뜻입니다(요 17:4). 포로로 잡혀간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하는 것이 하나님의 거룩한 이름을 거룩하게 하는 것이었듯이, 예수님께서 대제사장으로서 우리를 위하여서 화목 제물로 자기를 드린 것이 곧 하나님의 이름을 영광스럽게 하는 것이고 그 이름을 거룩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주께서 행하시는 모든 일에서 주님을 거룩히 여기고 경배하고 찬송하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하는 것은 달리 말하면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을 이루어 나가십시오’ 하고 구원에 초점을 맞추어서 기도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일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없으나,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섭리하셔서 주님의 이름이 거룩하여지고 영광스럽게 되는 구원의 일을 친히 이루어 가십시오. 하나님께서 크신 구원의 일을 이루어 가심으로써 거룩함과 영광을 드러내시면 우리는 찬송하고 경배하며 따라가겠습니다’ 하는 것이 이러한 기도의 내용입니다.

이와 같이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거룩하다’는 말로 도덕적이고 종교적인 삶의 양식을 가리키는 것과 성경에서 그 단어가 의미하는 것은 일치하지 않습니다. 성경에서 ‘거룩’은 ‘영광’과 비슷한 말이며,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하게 되는 것은 우리의 구원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하나님께서 구원으로써 주님의 거룩하심을 나타내시면, 우리는 찬송하면서 따라가는 것입니다.

— 김헌수,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강해 4』 115–116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