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법과 복음 (4)

  • 율법 =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순종해야 할 것
  • 복음 =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행하신 것

사도 바울이 로마인들에게 보낸 편지 3장 24절을 보면,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로 값 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었다고 하였는데, 우리가 값 없이, 즉 아무런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부분적으로라도 기여한 것 없이 의롭다하심을 얻은 이유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속량으로” 된 것이라고, 다시 말해 그리스도께서 그것을 위해 필요한 모든 값을 지불하셨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이처럼 우리 구원을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하나님께서 그의 그리스도에게서 찾으셨다는 사실로 구성 되는 것이 복음의 범주다.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는 언제나 율법의 범주 아래 들어간다.

지금 언급한 로마서의 말씀을 보면 거기서 복음의 사실을 놓고 “하나님의 은혜”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하나님의 ‘은혜’의 성격이 무엇인지 여기서 드러난다 — 사람에게서 아무런 기여 없이, 값 없이, 순전히 그리스도의 공로에 기인하여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이다. 돌려 말하자면, 사람의 노력이라던지 신실함이라던지 혹은 합력을, 아무리 작은 부분이라도, 언급하는 것은 복음이 아니며 은혜도 아니다.

이처럼 ‘복음’과 ‘은혜’라는 말 모두 전적으로 하나님께 의존하고 사람에게서 아무 것도 찾지 않는다는 개념이 그 중심에 있는 것을 볼 때, 지난 번에 잠시 살핀 복음의 언약들을 (렘 31:31–34, 겔 36:22–27) ‘은혜의 언약'(covenant of grace)이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은혜의 언약 혹은 복음의 언약은 성경 곳곳에 발견 된다. 가장 오래된 사례를 찾으라면 창세기 3장의 에덴 동산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뱀의 후손과 여자의 후손 사이를 하나님께서 친히 갈라놓으시겠다고 약속하시고, 또 그것을 위해 뱀의 머리를 밟을 여자의 후손을 약속하신 것이 그것이다. 이 언약에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무엇을 하실 것인지만 나와 있고,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나와 있지 않다. 그러므로 은혜의 언약이다.

그 후로도 노아, 아브라함, 모세, 다윗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은혜의 언약을 새롭게 해 주셨다. 오래된 약속을 다시 생생하게 하여주시면서 전에는 분명하지 않았던 것을 더 분명하게 해주셨다. 은혜의 언약은 구약/신약 할 것 없이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복음의 약속이다. 그래서 구약을 율법과 동일시 하거나, 신약을 복음과 동일시 하는 것은 둘 다 큰 오류이다. (구약은 율법시대고 신약은 은혜시대라고 하는 주장이 항간에 돌아다니는데, 이것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인지 우리는 확신할 수 있다.)

이처럼 은혜의 언약은 아담 이래로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맺으신 유일한 언약이다. 때를 따라 그 유일한 언약을 새롭게 하신 하나님께서는 이 끝을 날들에 당신의 그리스도를 통해 그 언약을 가장 뚜렷하고 풍부하게 밝히셨다. 그리고 나사렛 예수는 그 유일한 언약이 반드시 우리에게 이뤄지도록 보증이 되신다 (히 7:22). 하나님의 모든 약속은 그리스도 안에서 비로소 “Yes”가 된다 (고후 1:20). 그래서 다른 이로써는 구원을 받을 수 없고, 천하 사람 중에 구원을 얻을 만한 다른 이름을 주신 일이 없다고 한 것이다 (행 4:12).

연재물:

  • 율법과 복음 (1) 율법과 복음의 범주를 설명한다.
  • 율법과 복음 (2) 율법의 범주 아래서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다. 오직 복음의 사실만이 우리를 하나님 앞에 온전하게 세운다.
  • 율법과 복음 (3) 복음은 하나님께서 옛적부터 맹세하신 구원의 언약이 마침내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졌다는 기쁜 소식이다.
  • 율법과 복음 (4) 복음 약속, 곧 하나님의 은혜로운 언약은 우리 조상 아담이 죄를 범하여 죽게 된 직후 하나님께서 즉시 베푸신 언약으로서, 아담 이래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주신 유일한 구원의 언약이다.
  • 율법과 복음 (5) 하나님의 은혜의 언약은 우리의 칭의 뿐만 아니라 성화 까지 약속하고 있다. 그 영원한 약속이 반드시 이뤄지도록 성부께서는 맹세를 하셨고, 성자께서는 자기 피를 가지고 보증이 되시며, 성신께서는 우리를 보전하신다. 구원은 삼위일체 하나님께로부터 시작하여 하나님에게서 마친다.
  • 율법과 복음 (6)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은혜의 언약을 지키시는데 사람 쪽에서 근거를 찾지 않으시고 그리스도에게서 모든 근거를 찾으셨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일방적으로 선언하신 은혜의 언약을 사람이 ‘지키는’ 것은 그 약속을 ‘믿음으로’ 지키는 것이다.
  • 율법과 복음 (7) 하나님의 은혜의 언약을 그의 백성들이 믿음으로 지킬 수 있는 것은 그 믿음 자체가 사람이 일궈낸 것이 아닌 하나님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믿음 중에는 사람에게서 나오는 헛된 믿음이 있다.
  • 율법과 복음 (8)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들에게 맹세하신 은혜의 언약은 ‘나는 너희의 하나님이 되고 너희는 내 백성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 약속이 영원한 약속이 되게 하기 위해 그리스도는 골고다에서의 단 번의 제사로 영원히 당신의 백성들을 온전하게 하셨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백성들은 다시는 하나님과 멀어질 것을 걱정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께서 친히 그 능하신 팔로 행하신 구원에 감사와 찬송을 드리며 따라간다. ...
  • 율법과 복음 (9) 우리 시조 할아버지 아담이 범죄한 직후 하나님께서는 곧바로 복음 곧 은혜로운 구원의 언약을 베푸셨다. 아담 이래로 믿음으로 그 언약을 지킨 무리들이 곧 하나뿐인 보편적 교회(catholic church)이다. 그 보편적 교회가 하나님께로부터 단번에 받은 믿음(유 3)의 내용 앞에 우리의 신앙을 비춰보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이번 편에서는 그동안 ‘율법과 복음’이라는 제목 아래 상고한 것들을 역사적인 신앙고백과 비교해 본다.

Leave a Reply (남기신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다만 신원이 불명확한 의견은 게재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