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고난을 무리하게 그리려고 해서는 안됨

고신대 박영돈 교수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이다:

멜깁슨이 감독한 패션 어브 크라이스트 라는 영화에서 주님이 십자가에 못 받히는 끔직한 장면을 생생하게 묘사하여 보는 이들의 가슴을 아프고 저미게 하며 눈시울을 적시게 했습니다. 그런 영화는 참 감동이 되는데 십자가 사건에 대한 복음서의 말씀은 별로 감동이 안 됩니다. 복음서 저자들은 모두 십자가의 고통이 얼마나 참혹한 것인지 적나라하게 묘사하지 않았습니다. 베드로나 바울이 십자가 복음을 전할 때도 십자가에서 주님이 당한 육체적인 고통을 자세히 묘사하여 사람들의 감성을 터치하려고 애쓰지 않았습니다.

고난주간을 맞이하면 설교자들이 어떻게 해서라도 교인들의 감성을 터치하는 설교를 하려는 일종의 강박에 사로잡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교인들의 감정에 무리한 압력을 가하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인위적으로 사람들의 감정을 움직이려고 하지 말고 순수하게 십자가의 복음을 제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교인들의 심령을 감화하는 것은 성령님의 몫입니다. 고난주간을 맞이하여 교인들은 십자가를 생각하며 감상에 젖어 눈물을 억지로 짜내려고 할 필요는 없습니다. 눈물이 안 나와도 괜찮습니다. 십자가 사건의 의미와 영광을 바로 깨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연 복음서 기록에 의하면 가장 처참했던 순간에는 흑암이 임해서 볼 수가 없었다 (마가복음 15:33 참조). 억조창생의 죄값을 치루고 당신의 백성들을 대신하여 지옥의 형벌을 받아내던 그 순간은 필설로 형용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림으로도 그 형상을 표현할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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