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언약의 표지

무지개를 보면 즐거운 생각과 허무한 기억이 동시에 떠오른다. 허무한 기억을 먼저 이야기하자면 그것은 물리학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경험한 곤란함, 즉 무지개가 뜰 때는 항상 쌍으로 뜬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생긴 일이었다. (무지개는 가장 밝게 나타나는 1차 무지개 옆으로 2차 무지개가 뜨게 되어 있는데 — “빨주노초파남보”의 역순으로 — 다만 그것이 눈에 잘 안 보일 때가 많을 뿐이다.) 예전에 치과를 방문하여 치료를 받던 중이었는데, 무지개가 떠서 사람들이 환호를 하였다. 누워 있던 나는 “저기 옆으로 보시면 두번째 무지개도 보이실 거에요” 했더니 주위 사람들이 나를 정신이상자처럼 바라보았다. (그 뒤로는 아는 것이 있어도 아무 때나 입을 열어서는 안되겠다 싶었다.)

무지개를 볼 때마다 생각나는 즐거운 생각은 그것이 상징하는 하나님의 약속이다. 온 인류를 홍수로 심판하신 뒤에 하나님께서는 다시는 물로 육체를 심판하지 않으시겠다는 약속을 하시면서 그 표지로서 무지개를 택하셨다 (창 9:8-16 참조). 그 약속은 지금까지도 지켜져서 인류가 멸망하지 않고 살고 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장차 물이 아닌 불로 심판을 행하실 때가 있음을 알리셨다:

여러분이 무엇보다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이것입니다. 마지막 때에 조롱하는 자들이 나타나서, 자기들의 욕망대로 살면서, 여러분을 조롱하여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그리스도가 다시 오신다는 약속은 어디 갔느냐? 조상들이 잠든 이래로, 만물은 창조 때부터 그러하였듯이 그냥 그대로다.” 그들이 이렇게 말하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하늘이 오랜 옛날부터 있었고, 땅이 물에서 나와 물로 말미암아 형성되었다는 것과, 또 물로 그 때 세계가 홍수에 잠겨 망하여 버렸다는 사실을, 그들이 일부러 무시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 있는 하늘과 땅도 불사르기 위하여 그 동일한 말씀으로 보존되고 있으며, 경건하지 못한 자들이 심판을 받아 멸망을 당할 날까지 유지됩니다. — 베드로후서 3:3-7 (새번역)

하지만,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께서는 또한 그 심판을 피할 길을 주셨는데, 우리 대신 지옥의 형벌을 맛보신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인자의 살을 먹지 아니하고, 또 인자의 피를 마시지 아니하면, 너희 속에는 생명이 없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가지고 있고, 마지막 날에 내가 그를 살릴 것이다. 내 살은 참 양식이요, 내 피는 참 음료이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있고, 나도 그 사람 안에 있다.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 때문에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 때문에 살 것이다. 이것은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이것은 너희의 조상이 먹고서도 죽은 그런 것과는 같지 아니하다.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 — 요한복음 6:53-58 (새번역)

예수께서 자신을 가리켜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라고 하신 것은 다분히 은유적이다. 사람이 음식을 통해 육신의 생명을 유지하듯이,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영혼의 생명이 유지됨을 가르치신 것이다.

예수 믿는 자에게 영생을 주신다는 것은 하나님의 약속이다. 무지개로 표지를 삼으신 약속이 영원하듯, 예수 안에 있는 약속 또한 영원하다. 그 영원한 약속의 표(sign)와 인(seal)으로서 예수께서는 잡히시던 밤에 빵과 포도주로 예식을 제정하하셨다:

주 예수께서 잡히시던 밤에, 빵을 들어서 감사를 드리신 다음에, 떼시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다.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억하여라.” 식후에, 잔도 이와 같이 하시고서, 말씀하셨습니다: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다. 너희가 마실 때마다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억하여라.” 그러므로 여러분이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님의 죽으심을 그가 오실 때까지 선포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합당하지 않게 주님의 빵을 먹거나 주님의 잔을 마시는 사람은, 주님의 몸과 피를 범하는 죄를 짓는 것입니다. 그러니 각 사람은 자기를 살펴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 그 빵을 먹고, 그 잔을 마셔야 합니다. 몸을 분별함이 없이 먹고 마시는 사람은, 자기에게 내릴 심판을 먹고 마시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여러분 가운데는 몸이 약한 사람과 병든 사람이 많고, 죽은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우리가 스스로 살피면, 심판을 받지 않을 것입니다. — 고린도전서 11:23-31

예수께서는 당신의 대속의 죽으심과 그 언약의 피를 우리로 믿도록 하시기 위해 그림을 그리시거나 영화를 제작하도록 하신 것이 아니라 이와 같이 빵과 포도주의 예식을 거행토록 하셨다.

지난 금요일에 많은 교회가 그 성찬예식을 거행하였을 것이다. 그로써 하나님의 약속을 눈에 볼 수 있도록 하신 그리스도의 은혜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하나님이 되시고 아버지가 되신다고 약속하신 하나님의 약속이 그리스도 안에 있는 우리에게 영원히 있음을 빵이 내 배를 불리고 포도주가 내 목을 적시는 듯, 그처럼 확실히 믿을 수 있게 하신 것이다. 그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는 우리에게 죽음 조차 갈라놓을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랑이 영원히 함께 있음을 믿게 하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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