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신앙과 이단
이단이라고 판정된 교회들에 있는 사람들과 소위 정통 교회에 있다고 하는 신자들의 논쟁을 살펴보았다. 발견한 것은, 정통 교회에 있다는 사람들도 서로 조금씩 얘기가 다르고 (알미니안주의와 개혁주의가 섞여 있는 것은 예사다), 이단 교회에 있다는 사람들도 자기네들이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성경교사의 신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채 자기 나름대로의 신앙관을 갖고 자기네 교회의 변호를 하고 있었다. 이런 모습들과 더불어 현대를 장악하고 있는 정신 문화의 풍조(trend)를 — 거기에는 그리스도교계의 모습도 포함되어 있는데 — 종합해서 보면, 지금은 평등주의(egalitarianism)의 극치를 향해 달려가고 있음을 분명히 느낀다.
여기 가면 이 사람이 “이것이 진정한 예수님의 말씀의 뜻이다”, 저기 가면 저 사람이 “이것이 진정한 복음의 의미이고 구원의 모습이다”, 또 다른데 가면 “이것이 진정한 그리스도의 몸, 곧 교회의 모습이라”며, 수 많은 주장들이 나와 “이것이 진정한 그리스도의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이야말로 성경이 예언한 바로 그 모습이 아닌가:
“그 때에 어떤 사람이 너희에게 말하되 ‘보라 그리스도가 여기 있다’ ‘보라 저기 있다’ 하여도 믿지 말라. 거짓 그리스도들과 거짓 선지자들이 일어나서 이적과 기사를 행하여 할 수만 있으면 택하신 자들을 미혹하려 하리라. 너희는 삼가라. 내가 모든 일을 너희에게 미리 말하였노라.” (막 13:21-23)
이럴 때일수록 구름과 같이 허다한 예수님의 증인들이 한 목소리로 고백한 역사적인 신앙고백을 잘 알아야 한다. 왜냐면 너도 나도 성경을 해석하고 앉아 ‘이것이 바르다’고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적인 신앙고백은 항상 대세는 아니었을지라도 주류로서 내려온 신앙이다.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빌 2:3) 여기에는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을 이루고 있는 과거의 신자들도 포함된다. 현대를 사는 내가 과거의 그리스도인 보다 하나님에 대해 더 바른 이해를 갖고 있다는 교만은 합당치 않다. “네 선조가 세운 옛 지계석을 옮기지 말지니라” (잠 22:28) 사도들, 어거스틴, 루터, 칼빈, 오웬, 스펄전, 휫필드, 에드워즈 등 선진들이 한 목소리로 고백한 것을 잘 배워야 한다. “감추어진 일은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 속하였거니와 나타난 일은 영원히 우리와 우리 자손에게 속하였나니 이는 우리에게 이 율법의 모든 말씀을 행하게 하심이니라” (신 29:29) 선진들이 ‘이것이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우리에게 나타내 보이신 것이라”고 고백한 것들, 특히 가장 종합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같은 것을 한 번쯤 자세히 읽어보고, 또 그 역사적인 신앙을 우리 후손들에게 전해주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