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일과 주일
평소에 갖고 있던 의문 하나가 풀렸다. 안식일에 관한 것인데, 어제 성경 공부 시간에 얘기를 나누게 되었다. 잘 정리가 안 되었던 것이 주일과 안식일의 관계였다. 분명 주일은 이스라엘이 안식일로 지키던 토요일이 아닌데, 교회에서 주일을 제 4 계명과 연관 짓는 것을 들어 왔던 터이다. 당시 내 생각으로는 제 4계명과 연관 지을려면 구약 교회처럼 토요일을 지키던지, 아니면 전혀 다른 의미로서 주일을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 배경에는 십계명은 구약 교회에게 주신 것으로서 신약 교회인 우리에겐 제한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 물론 이것은 하나님의 말씀이 하나의 보편적 교회에게 주신 말씀이라는 사실과 잘 맞지 않으나, 어쨌든 나는 십계명을 영원법(lex divnina)의 반영으로서 잘 이해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일단 어제 깨우친 것은 여섯 날은 일을 하되 일곱째 날에는 안식할 수 있도록 하신 것은 이미 창세 때 하나님께서 세우신 창조 섭리(creation ordinance)라는 것이다. 이것을 구약 교회에 분명하게 요구하신 것은 이것을 생활 속에 나타냄으로써 우리가 누구에게 속하였는지를 나타내게 하시려 했던 것이리라. 우리는 여섯 날 동안 세상을 만드시고 일곱째 날에 만물에게 복을 주시고 안식하게 하신 (아담과 하와는 쉼으로써 삶을 시작하였던 것이다) 하나님을 분명히 주로 모시고 사는 사람들인 것이다.
또한 여섯 날은 일하되 일곱째 날에 쉴 수 있음은 하나님의 은혜이다. 이로써 우리는 다시금 그 분의 나라와 그 분의 의를 위해 산다고 하는 것을 상기하게 되는 것이다. 하던 일을 그 분의 창조 섭리 속에 적극적으로 내려 놓고 그 분의 안식 안에서 쉽으로써, 모든 것을 주께서 하신다는 것을 누리는 것 — 이로써 내가 존재하는 것은 나의 손으로 나의 일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 분의 힘으로 그 분이 시키시는 일을 한다는 것을 나타내게 되는 것이리라.
이랬을 때, 제 4 계명 역시 영원법의 반영임을 우리는 확인할 수 있고, 이제 모세가 전하여 준 법을 율문적으로 지키는 시효는 지났다 하더라도 그 법 하나 하나가 가르치는 영원법은 여전히 살아 있어 우리에게 하나님 나라의 도리를 가르쳐 주는 것이다; 곧 구약교회처럼 토요일에 안식하지는 아니한다 하더라도, 칠 일 중 하루를 주께서 주시는 안식을 누리며 나타내는 것은 여전히 우리에게 유효하다. 그리고 그것을 “주의 날”(계 1:10)에 나타내는 것은 아름답지 아니한가?
One Comment
경우
교회를 다녀야 한다는 말은 예수를 믿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말이고, 이것은 곧 마음의 믿음이 모든 것이라 하는 이 성경의 절대 주제를 부인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