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으로 사는 자태
학교에 있는 사람들에겐 학기말이 가장 분주한 때가 됩니다. 요새 저도 여러가지 할 일이 많아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느낍니다.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세상이 나를 대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고 내가 또한 세상을 대하여 그러하니라”는 말씀이 요새 무겁게 다가옵니다. 주의 인도를 받겠다는 말을 하기 쉬운데, 점쟁이들 마냥 신을 이용하려는 마음이 아닌지 두렵습니다. 주의 인도를 받는 것 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그러한 인도를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인데… 하나님께서 저희 가정을 그러한 위치 가운데로 세워주시기를 기도합니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이제는 세상에서 평탄한 길을 갈 경우 주께로부터 멀어질까봐 두렵다는 심정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승승장구함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겠다는 것 보다, 의지할 것 전혀 없는 가운데서 주를 신뢰하며 그 분의 힘찬 구원의 손길을 맛보는 삶이 복된 것이 분명합니다.
세상은 나를 대하여 십자가에 못 박혔습니다. 십자가에 달린 것을 바라보며 거기서 무슨 값어치가 있는 것을 찾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를 않습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세상은 그런 것입니다. 또한 세상에 대하여 내가 그렇습니다. 예전에 나를 지지누르던 그 흑암의 권세는 내게 아무런 권세가 없습니다. 나는 자유합니다. 이 그리스도의 능력이 늘 저희에게 머물고 또한 그리스도의 능력을 증시해 나가는 그런 가정이 되길 원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첫 단계는 조금이라도 무엇을 내가 하려는 마음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내가 조금이라도 살아 있는 곳에 그리스도의 능력은 임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그리스도의 능력은 없는 데서 있는 것을 부르는 것이고 거기엔 사람과 그리스도의 합작이라는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오직 그리스도 뿐인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은 체득하기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특히 그것이 오직 믿음으로 거하는 세계라는 사실이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