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의에 대하여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제 12, 13, 14 문)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제 12–14 문답은 하나님의 의와 그리스도에 대한 문답이다. (아래는 독립개신교회 번역본이다.)
12문: 하나님의 의로운 심판에 의해 우리는 이 세상에서 그리고 영원히 형벌을 받아 마땅한데, 어떻게 이 형벌을 피하고 다시 하나님의 은혜를 입을 수 있겠습니까?
답: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의(義)가 만족되기를 원하십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 스스로든 아니면 다른 이에 의해서든 죗값을 완전히 치러야 합니다.
13문: 우리가 스스로 하나님의 의를 만족시킬 수 있습니까?
답: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는 날마다 우리의 죄책(罪責)을 증가시킬 뿐입니다.
14문: 어떠한 피조물이라도 단지 피조물로서 우리를 대신하여 하나님의 의를 만족시킬 자가 있습니까?
답: 하나도 없습니다. 첫째,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죄책 때문에 다른 피조물을 형벌하기를 원치 않으십니다. 둘째, 어떠한 피조물이라도 단지 피조물로서는 죄에 대한 하나님의 영원한 진노의 짐을 감당할 수도 없고, 다른 피조물을 거기에서 구원할 수도 없습니다.
아래는 이에 대한 김헌수 목사님의 강설 중 일부분이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강해 1, 143–144 쪽; 굵은 글씨는 졸인의 강조).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구원하는 것이 하나님의 의입니다. 예레미야 23:5-6을 보면,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보라, 때가 이르리니 내가 다윗에게 한 의로운 가지를 일으킬 것이라. 그가 왕이 되어 지혜롭게 행사하며 세상에서 공평과 정의를 행할 것이며 그의 날에 유다는 구원을 얻겠고 이스라엘은 평안히 거할 것이며 그 이름은 여호와 우리의 의라 일컬음을 받으리라.”
예레미야 선지자는 다윗의 후손에서 ‘여호와는 우리의 의’라고 불리는 의로운 가지가 나올 것이라고 메시야에 대하여서 예언하였습니다. 그 예언대로 그리스도께서는 하나님의 의가 되셔서 죄에 대한 심판을 다 짊어지시고 하나님의 구원의 사랑을 나타내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의를 나타내시고 또한 주님을 믿는 사람을 의롭다고 하셨습니다(롬 3:25-26).
로마서 1:17에서는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 하고 선언합니다.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의를 심판으로 바꾸어서 ‘복음에는 하나님의 심판이 나타났다’고 하면 뜻이 잘 통하지 않습니다. 여기에서 ‘하나님의 의’는 구원과 비슷한 말입니다. ‘복음에는 하나님의 구원이 나타났다’고 하면 뜻이 잘 통합니다.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구원이 복음에 나타났다’ 하는데 이것을 ‘하나님의 의가 나타났다’는 말로 표현한 것입니다. 빌립보서 3:9에서도 “내가 가진 의는 율법에서 난 것이 아니요 오직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은 것”이라고 고백합니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구원하시는 것을 하나님의 의라고 가르칩니다. 하나님께서 언약하신 대로 그의 백성을 구원하시기 때문에 ‘구원하시는 의’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지금 의라는 말을 셋으로 나누어서 살펴보았습니다. 이것은 의가 세 토막으로 분리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하나님과 사람이 맺은 언약의 관계가 세 부분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첫째, 언약을 맺었을 때에는 하나님께서 요구하신 것을 다 이루어야 하고, 둘째, 그 언약을 어겼을 때에는 형벌하시는 것이 하나님의 의이고, 그러나 동시에 하나님께서 언약하신 백성을 다시 구원하셔서 언약의 관계로 회복시키는 것이 하나님의 의가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처음 두 가지 의미의 의를 만족시키심으로써 세 번째 의를 이루십니다. 즉 율법의 요구를 온전히 시행하시고 죄에 대한 형벌을 다 담당하심으로써 우리를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의를 이루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