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극장이 아님
교회는 극장이 아닙니다. 목사 혼자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면 사람들이 듣고 잘한다든지 시원치 않다든지 말하고 마는 그런 곳이 아닙니다. 교인은 관중이 아닙니다. 교인은 하나님의 나라의 백성이고 성도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거룩하게 된 사람들입니다. 손님이 아닙니다. 진리를 기뻐해서 늘 탐구하고 가까이하고 깨달으려고 마음을 기울이는 것입니다. 이런 성도를 위하여 하나님께서 목사와 교사를 세우심으로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자라가서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진리를 풍부히 아는 데에 통일이 있는 것입니다. 거기에 화목이 있습니다. 겸손히 배워 가는 데에 성도의 교제가 돈독해지는 것이고 조화로움과 평화와 통일이 있는 것입니다.
소요리문답 90문, ‘하나님의 말씀을 어떻게 읽고 들어야 그것이 구원을 위하여 효과 있게 됩니까?’에 대한 대답은 ‘하나님의 말씀이 구원을 위하여 효과 있게 되려면 우리는 부지런함과 마음의 준비와 기도로써 나아가야 하며, 믿음과 사랑으로 그 말씀을 받아들여 우리 마음에 간직하며, 우리의 생활에서 실천해야 합니다.’
흔히 하나님께 경배하러 나올 때에 ‘와서 좋은 말씀을 듣고 간다’ 하고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경배할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이고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도 들으러 나올 때부터 부지런함과 마음의 준비와 기도가 필요한 것입니다. 들을 때에도 믿음과 사랑으로 받아서 마음에 간직해야 합니다. 그래서 누가 묻더라도 오늘 무엇을 배웠다고 가급적 그렇게 대답할 수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말씀을 들은 것으로 끝나지 않고 생활에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집에 가서라도 조용히 복습을 한다든지 더 알고 싶은 것을 누구에게 묻는다든지 성경을 펴서 읽고 묵상하든지 해야 할 것입니다. 극장 같으면 가서 배우가 하는 것을 다 보고 나오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무슨 명작 같으면 보고 와서도 거기에 아름다운 것, 교훈, 이런 것을 다시 생각하고 음미할 수가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다시 음미하고 그러지 않는 것입니다. 교회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은 그것과는 다른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께서 천국 비유를 말씀하셨을 때에 제자들이 나아와서 여쭌 것은 뜻있는 행동입니다. 큰 무리와는 달리 제자들은 하나님의 나라에 관하여 중요한 것을 배우고 하나님의 나라를 위하여 어떻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인지 배우게 되었습니다.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어다” 하고 기도하는 사람이라면 이 제자들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귀히 여겨야 할 것입니다.
최낙재, 그리스도와 하나님의 나라 3, 211-21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