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회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제 88, 89, 90, 91 문)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제 88–91문은 회개에 관한 것이다: (다음은 독립개신교회 번역본)
88문: 사람의 진정한 회개는 무엇입니까?
답: 옛사람이 죽고 새사람으로 사는 것입니다 [1].
89문: 옛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답: 하나님을 진노케 한 우리의 죄를 마음으로 슬퍼하고 더욱더 미워하고 피하는 것입니다 [2].
90문: 새사람으로 다시 사는 것은 무엇입니까?
답: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 안에서 마음으로 즐거워하고 [3], 하나님의 뜻에 따라 모든 선을 행하며 사는 것을 사랑하고 기뻐하는 것입니다 [4].
91문: 그런데 선행이란 무엇입니까?
답: 참된 믿음으로 [5] 하나님의 율법을 따라서 [6] 그리고 그의 영광을 위하여7 행한 것만을 선행이라 하며, 우리 자신의 생각이나 사람의 계명에 근거한 것은 선행이 아닙니다 [8].
[1] 롬 6:4-6; 고전 5:7; 고후 7:10; 엡 4:22-24; 골 3:5-10
[2] 시 51:3-4,17; 욜 2:13; 롬 8:13
[3] 시 51:8,12; 사 57:15; 롬 5:1-2; 14:17
[4] 롬 6:10-11; 갈 2:19-20
[5] 롬 14:23; 히 11:6
[6] 레 18:4; 삼상 15:22; 엡 2:10
[7] 고전 10:31
[8] 신 12:32; 사 29:13-14; 겔 20:18-19; 마 15:7-9
다음은 이와 관련된 김헌수 목사님의 강설 중 일부분이다:
사람들은 죄를 지을 때에도 다른 사람을 의식합니다. 나쁜 일을 하고 싶지만 다른 사람의 눈 때문에 못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익명성이 보장되면 사람들은 죄를 더 많이 짓습니다. 어두운 시간과 장소를 선호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하지만 진정한 회개를 하는 사람은 마음에서부터 죄를 슬퍼하고 미워합니다. 남에게 들키지 않을 정도로만 행동하고 속으로 여전히 죄를 품고 있으면 이것은 진정한 회개가 아닙니다. 진정한 회개를 하는 사람은 ‘내가 마음에 죄를 품기만 하여도 하나님을 진노케 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마음의 죄에 대해서도 영원히 벌을 내리신다’ 하는 사실을 늘 잊지 않습니다. 그래서 마음에 있는 죄도 미워하는 것입니다. 혹시라도 죄를 지었으면 그 사실을 슬퍼하고, 죄 지은 나 자신을 미워하고, 죄를 피하는 것입니다.
죄를 미워할 뿐 아니라 피한다고 하였는데, 피하는 것은 눈으로 볼 수 있는 행동입니다. 마음으로 죄를 미워하기 때문에 행동으로 죄악의 자리를 피합니다. 유혹이 올 때에 어느 정도까지는 괜찮다고 하면서 그 언저리에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죄를 미워하기 때문에 행동으로도 조심하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죄에 대하여서 슬퍼하기만 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어떻게 생각하여야 하겠습니까? 슬퍼하는 마음은 가득하지만 바꾸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회개를 하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물론 그렇지 않습니다.
신약 성경에 나오는 가룟 유다는 죄에 대하여 마음으로 슬퍼했지만 복음의 말씀을 믿고 나아오지 않았습니다. 그의 슬픔은 회개라고 할 수 없었습니다. 구약에서는 아합이 그러한 사람이었습니다(왕상 21-22장). 그는 마음이 여리고 부인에게 꽉 잡혀 살면서 탐욕을 좇아 죄를 많이 지었습니다. 그러다 엘리야가 찾아가서 그의 죄를 지적하니까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는 거기에서 한 걸음도 더 나아가지 못하였습니다. 자기가 죄 지은 것에 대하여 슬퍼하여서 걸음걸이도 천천히 걸었지만 그는 돌이키지 않았습니다. 복음의 말씀을 다 믿고 새사람으로 사는 데까지는 나아오지 않은 것입니다. 그러한 것은 회개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저 마음으로 뉘우치거나 후회하는 것을 진정한 회개라고 하지 않습니다. 진정한 회개는 그리스도와 연합하여서 죄에 대하여 죽고 하나님께 대하여 사는 것입니다.
— 김헌수,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강해 3』, 38-39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