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즐거워 하기에 그분의 계명을 지킴
싱클레어 퍼거슨 (Sinclair Ferguson) 목사는 율법주의의 본질을 하나님의 인격 혹은 인품을 그분의 계명과 분리시키는 것이라 하였다.
“Legalism is simply separating the law of God from the person of God.”
— Sinclair Ferguson
하나님의 계명에는 하나님의 성품이 서려 있다. 하나님의 계명을 따르는 자에게는 그분의 성품이 묻어난다. 그런 자기 모습을 기뻐하는 까닭은 하나님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쌓이면서 연인을 닮아가는 자신의 모습에 즐거워 하는 것과 같다.
그런 면에서 율법주의와 반법주의는 동전의 양면 처럼 본질적으로 같은 문제가 다른 양상으로 드러난 것이다. 반법주의는 율법에 서려 있는 하나님의 성품을 거절하는 것이다. 율법주의는 조건 없는 사랑을 베푸시는 하나님의 성품을 거절하거나, 율법을 지키는 것 그 자체 혹은 그로써 내가 얻을 수 있다고 여기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양쪽 다 하나님을 사랑하기에 그분의 계명을 지키는 것과 무관하다.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지음 받았다. 하나님을 위한 살아 숨쉬는 찬송시로서 지음 받았다. 이를 놓고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제 1문은 이렇게 표현했다: “사람의 제일되는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그분을 영원히 즐거워하는 것이다.” 사람이 하나님을 닮은 성품을 품고 사는 것이야 말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그분을 즐거워 하는 자태이다. 성삼위께서 서로를 사랑하시는 것을 닮아 하나님을 사랑하는 삶이며, 성삼위께서 사람을 사랑하시는 것을 닮아 이웃을 사랑하는 삶이다. 그렇게 하나님의 성품에 젖어들어가는 것을 하나님의 계명을 순종함 속에서 경험하게 된다. 그래서 하나님을 즐거워 하는 자는 그분의 계명을 지키고 그분의 율법을 사랑한다.
그리스도의 삶이 그런 삶이었다. 그래서 그분은 시편을 통해 노래하셨다: “내가 주의 법을 한없이 사랑하여 그것을 하루 종일 묵상합니다” (시편 119편 97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