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신앙에 대한 오해
베니 힌(Benny Hinn)이라는 사람은 상당히 신비주의적인 사람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의 책 <안녕하세요 성령님>에 대한 어떤 독자의 평에서 그가 “전통적인 신앙” 위에 서 있다는 것을 읽고 당장에 든 생각은 ‘전통적 신앙’에 대한 오해가 우리 주위에 있다는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저 자기가 평소에 들어본 것이 아니면 “새로운 것”, 자기가 평소에 교회에서 많이 들은 얘기라면 “전통적인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평소에 많이 들은 것 중에도 비전통적인 것들이 있을 수 있지 않은가. 그런 예를 많이 들 수 있는데, 하나 들자면 `구약은 율법 시대였고 신약은 은혜 시대다, 구약은 성부 시대였고 신약은 성령 시대다’는 식의 세대주의 해석; 또 들자면 `하나님은 구원을 마련하실 뿐이고 그것을 붙잡는 것은 사람의 몫’이라는 알미니안주의; 너무도 많은 오해와 불순들이 “정통 기독교”이라는 이름 아래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앞서 언급한 베니 힌은 삼신론(三神論)적 주장을 하기로 유명한 사람이다. 이러한 오류들은 결코 주류(主流)로서 역사를 관통하는 신앙의 내용이 아니다.
그럼 ‘과연 전통적인 것이 다 옳은 것이냐’는 질문을 할 수 있는데, 당연히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아니오”이다. 결코 전통이라는 것을 숭배해서는 아니되는 것이다. 허나, 기독교 신앙의 독특한 것은 그것이 “계시의 종교”라는 사실이고, 하나님의 계시를 담은 것은 성경이지 21세기 지금 어떤 개인이 또는 단체가 새로이 무슨 계시를 받을 일이 없을 뿐더러 — 왜냐면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시의 정점으로서 그의 사도들을 통해 우리에게 필요한 충분한 내용이 이미 전해졌고, 그렇게 전해진 성경을 가지고 지금도 주께서는 말씀하시므로 — 분명히 역사 가운데 흐르는 주류의 신앙을 논할 수 있다. 소위 기독교 신앙은 연역적이지 귀납적 접근을 요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으며, 과연 그러하다는 것을 역사 가운데 실증해 왔고 앞으로도 실증할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요구하시는 것이 그것 아닌가;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잘못 된 것과의 논쟁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실증이다. 전통적인 교리를 붙잡고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천상천하의 대권을 가지시고 지금 통치하시는 ‘레그눔 그라티아애'(regnum gratiae)의 실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