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법과 복음 (1)
- 율법 =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순종해야 할 것
- 복음 =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행하신 것
사람이 마땅히 지켜며 살아야 할 것들을 지칭하는 범주가 율법이다. 그러나 율법의 단 하나도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는 것이 모든 사람의 비참함이다. 각 사람의 행위 중 ‘이 부분은 잘했다고 인정 받을 수 있다’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우리는 다 부정한 자 같아서 우리의 의는 다 더러운 옷 같으며 우리는 다 잎사귀 같이 시들므로 우리의 죄악이 바람 같이 우리를 몰아가나이다” (사 64:6)
우리를 한층 더 비참하게 만드는 것은 죄의 무게가 법이 받들고 있는 가치에 비례한다는 사실이다. 초등학교 교칙을 훼손한 것과 대한민국 헌법을 훼손한 것의 무게는 다르다. 그랬을 때 율법이 받들고 있는 가치는 영원하고 무한히 높은 것이다. 우리 각 사람의 죄의 무게가 영원하고 무한한 이유가 여기 있다. 형제를 대하여 “미련한 놈!”이라 하는 자는 지옥불에 들어가게 되리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다. 우리 각 사람의 죄의 무게에 해당하는 정의롭고도 공평한 심판은 영원한 지옥의 형벌이다.
이토록 엄중한 율법의 큰 계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예수님은 첫째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둘째는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라 대답하셨다. 그 유명한 십계명이라 하는 것도 결국 이 두 가지 큰 계명에 대한 세부적 계명들이다.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두 강령은 율법이라는 범주의 요약이자 그 자체이다. 우리가 지키지 못하고 늘 훼손하는 것이 바로 이 두 강령이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계명을 마주 대할 때, 아무리 노력해도 나날이 죄의 무게를 더해 가는 자신의 비참한 처지를 직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인류 역사상 율법을 한 치의 부족함 없이 모두 항상 지키고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고 하나님께 인정을 받은 단 한 사람 있으니, 바로 나사렛 예수다. 그로인해 예수는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심을 받았다. 그렇다면, 하나님 앞에서 이것은 잘했다고 인정 받을 것이 하나도 없는 우리 각 사람이, 공법을 물과 같이 흐르게 하라고 외치는 율법의 요구를 일부분도 만족시킬 수 없는 우리 각 사람이, 정의가 하수(河水)와 같이 흐르는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서 형벌을 면하는 방법은 단 하나 뿐이다 — 율법을 완벽하게 지킨 예수의 의로움을 어떤 방법으로든지 내가 덧입는 수 외에는 길이 없다. 바로 그것을 위해 하나님께서 예수를 보내시고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셨다는 것이 복음이다. 죄인들이 받아야 할 형벌을 그리스도 예수에게 대신 내리시고, 또한 죄인들이 조금도 만족시킬 수 없는 율법을 다 지킨 공로를 그리스도에게서 대신 찾으셨다는 사실이다.
만일 구원에 필요한 아무리 작은 일부분이라도 사람에게 요구하셨다면 그것은 더 이상 기쁜 소식이 아니라 비통한 소식이다. 우리에게서 나오는 것 중에 하나님께 인정 받을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 우리들에게서 아무 것도 찾지 않으시고, 구원에 필요한 모든 것을 그리스도에게서 찾으셨다는 이것이 유일하고도 참된 기쁜 소식 곧 복음(εὐαγγέλιον)이다. “예수는 우리가 범죄한 것 때문에 내줌이 되고 또한 우리를 의롭다 하시기 위하여 살아나셨느니라” (롬 6:25)
율법과 복음 기획물
- 율법과 복음 (1)율법과 복음의 범주를 설명한다.
- 율법과 복음 (2)율법의 범주 아래서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다. 오직 복음의 사실만이 우리를 하나님 앞에 온전하게 세운다.
- 율법과 복음 (3)복음은 하나님께서 옛적부터 맹세하신 구원의 언약이 마침내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졌다는 기쁜 소식이다.
- 율법과 복음 (4)복음 약속, 곧 하나님의 은혜로운 언약은 우리 조상 아담이 죄를 범하여 죽게 된 직후 하나님께서 즉시 베푸신 언약으로서, 아담 이래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주신 유일한 구원의 언약이다.
- 율법과 복음 (5)하나님의 은혜의 언약은 우리의 칭의 뿐만 아니라 성화 까지 약속하고 있다. 그 영원한 약속이 반드시 이뤄지도록 성부께서는 맹세를 하셨고, 성자께서는 자기 피를 가지고 보증이 되시며, 성신께서는 우리를 보전하신다. 구원은 삼위일체 하나님께로부터 시작하여 하나님에게서 마친다.
- 율법과 복음 (6)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은혜의 언약을 지키시는데 사람 쪽에서 근거를 찾지 않으시고 그리스도에게서 모든 근거를 찾으셨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일방적으로 선언하신 은혜의 언약을 사람이 ‘지키는’ 것은 그 약속을 ‘믿음으로’ 지키는 것이다.
- 율법과 복음 (7)하나님의 은혜의 언약을 그의 백성들이 믿음으로 지킬 수 있는 것은 그 믿음 자체가 사람이 일궈낸 것이 아닌 하나님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믿음 중에는 사람에게서 나오는 헛된 믿음이 있다.
- 율법과 복음 (8)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들에게 맹세하신 은혜의 언약은 ‘나는 너희의 하나님이 되고 너희는 내 백성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 약속이 영원한 약속이 되게 하기 위해 그리스도는 골고다에서의 단 번의 제사로 영원히 당신의 백성들을 온전하게 하셨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백성들은 다시는 하나님과 멀어질 것을 걱정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께서 친히 그 능하신 팔로 행하신 구원에 감사와 찬송을 드리며 따라간다. ...
- 율법과 복음 (9)우리 시조 할아버지 아담이 범죄한 직후 하나님께서는 곧바로 복음 곧 은혜로운 구원의 언약을 베푸셨다. 아담 이래로 믿음으로 그 언약을 지킨 무리들이 곧 하나뿐인 보편적 교회(catholic church)이다. 그 보편적 교회가 하나님께로부터 단번에 받은 믿음(유 3)의 내용 앞에 우리의 신앙을 비춰보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이번 편에서는 그동안 ‘율법과 복음’이라는 제목 아래 상고한 것들을 역사적인 신앙고백과 비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