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가정, 그리고 교회
가정은 장차 이루어질 그리스도와 교회의 이상적인 관계를 목표로 삼습니다. 그리고 이 땅에서 그 이상적인 관계를 예표 해주는 존재로 있는 것이 바로 보이는 교회[有形敎會]와 가정입니다. 그러므로 가정은 보이는 교회의 기초적인 단위로서, 언제나 교회의 건실한 세포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가정과 교회라는 말을 생각할 때 주의해야 할 문제는, 교회와 그리스도와의 모든 관계가 이 세상에서 보게 되는 현상의 가정에서 다 발생하거나 확연히 다 확인될 만한 일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또 가정이 지니는 독특한 현상을 반드시 교회 안에서 다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의미로 볼 때 교회가 모든 부면(部面)에서 가정의 의상형인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교회는 영원하고 보편적이기 때문입니다. 하늘에 있고 땅에 있되 하나의 교회인 것입니다. 가정은 하늘 위에 있지 않고 오직 땅에만…
종합적이고 견고한 부부의 사랑
그리고 사랑이 중요하다고 그랬는데, 그 사랑이 [부부를 통해] 하나님의 거룩하신 모양을 나타내는 중요한 또 한 가지입니다. 그것이 독처하는 사람에게서는 존재하지 않다가 대상이 있음으로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이야 세상에 사람이 많으니까 혼인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사랑을 못한다는 법이 없으나, 혼인을 안 했을 때의 사랑은 부분적인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혼인을 안 했을 때는 이성(異性)을 사랑한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에로스의 사랑입니다. 거기에 또 봉사하는 아가페의 사랑이 붙어 다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거기에 친족의 사랑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혈통적인 사랑은 아직 발생하지 않는 것입니다. 차라리 플라토닉하고, 그리워하고, 위하여 목숨이라도 다 주겠다고 생각할 수는 있습니다. 위하여 목숨을 주겠다는 것은 반드시 혈통적인 사랑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박애(博愛)에도 있는 것이고, 남을 위해서 자기의 목숨까지라도 다 버릴 수…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름
우리는 하나님께 대해서 창조주, 구주, 주 혹은 왕이라는 칭호로 표현합니다. 창조주라고 할 때는 피조물의 입장에서, 구주라고 할 때는 구원받은 죄인의 입장에서, 주리고 할 때는 종의 입장에서, 왕이라고 할 때는 다스림을 받는 백성의 입장에서 하나님을 표현하는 말들입니다. 이와 아울러 또 한 가지 보편적으로 쓰는 표현은 아버지라는 말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할 때 그것은 성부, 성자, 성신 가운데 성부의 위(位)만이 아니라, 삼위일체이신 하나님께 대해서 보편적으로 부르는 말입니다. 우리가 ‘하나님 아버지’라고 부를 때와 예수님께서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실 때에는 그 의미가 다르다는 사실을 주의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라고 하실 때는 성부 하나님을 가리켜 하신 것이지만,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라고 하실 때는 반드시 성부께 대한 칭호인 것보다도 삼위일체 하나님께 대한 칭호로서 쓰시는 경우가…
둘이 한 몸을 이룰지라
그러면 ‘독처’라는 문제에 대해서 이미 우리가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거기서 세 가지 중요한 결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첫째, 하나님의 형상은 남자와 여자 곧 부부의 합일에서 비로소 구현됩니다. 그런고로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라고 하는 이 삼위일체 하나님의 단일성 및 복수성은 아담이라는 한 개체만으로는 나타낼 수 없는 까닭에, 반드시 하나 이상, 그러나 동시에 그게 하나가 될 수 있는 다른 개체를 요구했습니다. 둘째,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서로 사랑할 수 있는 대상이 있어야 했습니다. ‘하나님의 모양대로’라는 것은 하나님의 그 거룩하신 움직이심의 여러 양태를 의미하는 것인데, 사람의 정신 생활, 혹은 영혼의 여러 기능의 움직임 가운데 만일 한 인격만 있었다면, 절대로 하나님의 그 양태를 모방도 할 수 없고 생각도 할 수 없었던 일이…
구원이란 무엇인가
선악과를 먹지 않으면 “살리라”고 하신 말씀의 의미 사람은 원래 행위로 말미암아서 하나님 앞에 구원을 받거나, 그런 은사를 받을 수 있는 위치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것이 죄 없는 아담의 상태입니다. 하나님께서 죄를 짓기 전의 아담을 그런 자리에 놓아두신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계약은 “내가 네게 명령하는 것을 틀림없이 다 지켜라. 그러면 너는 살리라”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새로운 생명을, 더한 생명을 얻을 것이다. 네 현재의 생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하는 것을 가르쳤습니다. 아담은 그렇게 갔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가도록 하기 위해서 이것이 내가 네게 명령하는 것이다. 그것은 짐을 지라는 것도 아니고, 어려운 일을 하라는 것도 아니다. 저기 선악 실과를 가서 따먹지 말아라. 그것 하나를 명령한다. 이 명령을 네가 지키면 생명을 얻을 것이다.” 따라서 아담은 그것을…
역사가 갖는 의미는 교회 없인 알 수 없음
사실상 역사의 주체는 이 세계의 패권을 쥐고 있는 고대의 여러 위대한 능력들이 아닙니다. 앗시리아나 바빌로니아나 메디아나 페르시아나 혹은 애굽이나 로마가 아닙니다. 인류 역사 가운데 참된 의미에서 인류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이성적인 피조물의 역사의 주체는 하나님의 백성이고, 역사의 주제(theme)는 하나님이 선택하신 이 백성이 하나님의 통치의 대권을 표명하는 사회(community)를 형성하면서 움직여 나가는 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것이 중요한 일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선택해서 지금 그 일을 하시려고 하는데 모세는 그 사실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경건한 신앙과 간절한 충정을 가지고 결연한 태도로 이 세상의 모든 향락과 권세와 결별해 가면서 스스로 노예의 위치로 떨어지고 스스로 선택해서 노예 속으로 같이 들어가서 싸우려고 했지만, 모세가 알고 있는 한 그 동기는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하는 문제에 머물렀습니다. 하나님께서…
믿음으로 행하는 자태
“믿음으로 하지 아니하는 모든 것이 죄니라”(롬 14:23) 하는 말을 해석하는 중인데, 그러면 믿음으로 한다는 말은 무슨 말인가를 지금 다시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를 하나 들어 내가 어디를 간다 하더라도 믿음으로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어디를 가면 거기에 갈 이유와 어떤 목적이 있고 가서 무엇을 하겠다든지 무엇을 이루겠다든지 하는 특별한 동기나 목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이유와 목적이라는 지적(知的) 내용이 어디에 근거를 두고 나와야 하느냐 하면 믿음의 요소인 하나님께 대한 지식에 근거를 두고 나와야 합니다. 하나님께 대한 지식에 근거를 둔다는 것이 첫째 중요한 일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믿음으로 한다는 말이 다 성립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믿음의 요소인 지식은 그것이 믿음의 요소가 되기 전에는 그냥 지식으로 있기 때문입니다. 비록 그것이 성경을 통해서 나의 사색과 진실한 연구 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