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하면 용서 받는다’는 것은 복음이 아니다
오정현 목사와 사랑의 교회를 향한 손봉호 교수의 글을 읽었다. 그 글의 주제와 전체적인 내용에 동감한다. 그런데 읽다가 작은 구절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우리 복음이 지닌 가장 아름답고 강력한 장점 가운데 하나가 바로 회개하면 용서받고 용서한다는 사실이다. 이것을 읽고 잠시 생각에 빠졌다 — 그리스도 안에서 회개하는 자를 하나님께서 용서하신다는 것은 물론 옳은 말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회개하면 용서받는다’는 것을 복음의 내용 가운데 하나라고 하겠는가? 하나님의 ‘법’은 우리 보고 무엇을 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복음’은 (우리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하신 일을 말하기 때문이다: 율법: 사람이 하나님 앞에서 해야할 당위 (십계명으로 요약 되는 하나님의 모든 명령들) 복음: 하나님께서 사람을 위해 이루신 사실 (하나님께서 구원에 필요한 모든 것을 그리스도에게서 찾으셨다는 사실) “복음을 믿으라” 혹은 “회개하라”는…
주기도문에 나타난 용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제 126 문)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제 125 문답은 주기도문에 나타난 용서의 문제에 관한 문답이다. (아래는 독립개신교회 번역본이다.) 126문: 다섯째 간구는 무엇입니까? 답: “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소서”로, 이러한 간구입니다. “주의 은혜의 증거가 우리 안에 있어서 우리가 이웃을 용서하기로 굳게 결심하는 것처럼, 그리스도의 보혈을 보시사 우리의 모든 죄과(罪過)와 아직도 우리 안에 있는 부패를 불쌍한 죄인인 우리에게 돌리지 마옵소서.” 아래는 이에 대한 김헌수 목사님의 강설 중 일부분이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강해 4, 228–229 쪽). 굵은 글씨 강조는 졸인이 한 것이다. “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같이”라고 구하는 것은, ‘내가 남을 용서했으니까 주님도 나를 용서해 주십시오’ 하는 뜻이 아닙니다. 이 점에서 126문은 참으로 뛰어난 해설입니다. “주의 은혜의 증거가 우리 안에 있어서 우리가 이웃을 용서하기로 굳게 결심하는 것처럼” 이라고…
Why We Must Forgive (왜 용서해야 하는가)
(This is a recollection of thoughts after reading “How Christ Walked on Earth” by Hong-Chun Kim.) Here’s a well-known passage of a dialogue that went between Jesus and his disciples regarding forgiveness: Then Peter came up and said to him, “Lord, how often will my brother sin against me, and I forgive him? As many as seven times?” Jesus said to him, “I do not say to you seven times, but seventy times seven.” (Matthew 18:21,22; ESV) Jesus’ words gives us the impression that we have no choice but to forgive. Now, as it is for other aspects of Kingdom of God, forgiveness primarily takes place in the heart of…
회개하고 또 죄를 지를 것을 아시고 용서하심
어제 주일 예배 말씀 시간에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언급이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그 조건 없는 사랑, 저에겐 그것이 정말 상상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제 자신을 돌아보노라면 너무도 결점과 죄악 투성이라서, 아무래도 하나님의 본심은 “참 꼴도 보기 싫지만 ‘언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대한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 들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야 비로소 하나님께서 저를 반기시리라 느껴집니다. 아마 간음 현장에서 잡혀 예수님 앞에 끌려온 그녀는 그 심정을 알 것입니다.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는 말씀에 그녀를 비난하는 군중들은 모두 사라졌지만, 여전히 주님은 그녀 앞에 계십니다. 제가 그녀였다면 아마 이런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아… 이제 올 것이 왔다… 우려하던 것이 현실로 다가왔다… 죄를 짓는 현장에서 걸려 주님과 맞닥뜨렸다… 무어라 하실까… ‘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