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정의/불의’라는 말이 갖는 의미, 그리고 하나님 나라
지난해 많이 읽힌 책 중 하나가 샌델 교수가 지은 “정의란 무엇인가”이다. 이것은 무척 고무적인 일인데, 왜냐하면 실상 한국 사회에서 ‘정의/불의’ 하면 ‘착한 짓/나쁜 짓’ 정도의 의미로 그동안 쓰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두루뭉술한 개념으로 남아 있는 것의 문제점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베스트셀러 한 권으로 사회가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선거를 앞두고 유난히 ‘정의/불의’라는 말이 난무하는 것을 보지만, 여전히 ‘착한/나쁜’ 정도의 의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체 쓰이는 경우가 많다. 유력 후보가 두 명 있는데, 양쪽 지원자들 가운데서 상대편 지원자를 ‘불의의 자식들’로 묘사하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북한과 친하게 지내고 나라를 팔아먹을 놈들’ 혹은 ‘자기 이익을 위해 일본에 나라를 팔아먹은 놈들과 같은 패’라고 여기는 것이 그 예다. 그러니까 상대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