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사 | Church History

한국 언약도들

개혁 장로 신학교 논문집의 최근호에 “한국 언약도”에 관한 논문이 실렸습니다:

Yang, Namsik, Korean Covenenters: J.G. Vos, Bruce Hunt and a Presbyterian covenant in Manchuria, Reformed Presbyterian Theological Journal, Vol 4, 2, Spring 2018

제목을 국어로 번역하자면 “한국 언약도들: J.G. 보스, 한부선, 그리고 만주에서의 ‘장로교인 언약'”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하 <한국 언약도들>이라 약칭). 개혁장로신학교(Reformed Presbyterian Theological Seminary)북미개혁장로교회(Reformed Presbyterian Church of North America)의 신학교입니다. RPCNA로 약칭되는 북미개혁장로교회는 장로교회에 대한 탄압 속에서 ‘스코틀랜드 언약도'(Scottish Covenanters)들이 미국으로 피난 온 것이 계기가 되어 생긴 교단입니다. RPCNA는 본 블로그의 저자가 10년이 넘게 함께 했던 교단이어서 친숙합니다. 그때 알게 된 한인 성도들 중에 하나가 지금 소개하는 논문을 쓴 양남식 목사입니다.

<한국 언약도들> 요약

<한국 언약도들> 논문은 한국에서의 장로교 선교사들의 초기 선교 역사 및 일제 강점기의 성격을 간략하게 정리하고, 그것이 어떻게 1940년대 작성된 <장로교인 언약>과 연결 되는지 설명합니다. 그리고 <장로교인 언약> 작성에 영향을 끼친 선교사들로 한부선(Bruce Hunt) 목사와 요하네스 보스(J.G. Vos) 목사를 소개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장로교인 언약>은 일본의 신사참배 강요에 대해 만주 지역의 한인 성도들이 작성한 일종의 선언문이자 서약 문서입니다. 한부선 목사가 초고를 마련하고, 한인 남녀 교역자들이 협력하여 작성한 언약 문서입니다. 만주 지역에 있는 약 500 여명의 한인 성도들이 서약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장로교 해외선교 독립위원회(Independent Board for Presbyterian Foreign Missions)에서 발행하는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 장로교 해외선교 독립위원회 뿐만 아니라 RPCNA 그리고 정통장로교회(Orthodox Presbyterian Church) 소속 선교사들이 이 언약 작성을 이끌고 또 도움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요하네스 보스의 영향이 있었으리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장로교인 언약>은 죽은 자에 대한 경배의 문제, 신사 제정, 그리고 교회와 정부의 관계 등과 같은 교리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게다가 웨스트민스터 표준 문서들(신앙고백서 및 대소요리 문답)을 성경적인 교회의 신앙고백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한국 장로교회 교단 가운데 웨스트민스터 표준 문서들을 교회의 신앙고백으로 명시한 것은 1963년 대한 장로회 합동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장로교인 언약>은 그보다 앞선 시기에 개혁교회의 신앙고백서의 역사적 의미에 대한 인식이 한인 성도들 가운데 비록 소수이나 존재 했음을 보여줍니다.

한부선 목사의 증언에 의하면 만주 지역 선교사 및 현지인 교역자들의 95% 가까이가 신사참배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여겼다 합니다. 여기에는 국가신도(國家神道)는 종교가 아니라는 일본 정부의 주장이 한몫 했습니다. 그러한 환경 가운데 <장로교인 언약>은 핍박과 배도의 물결 속에서 신절을 지키려는 성도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한부선 목사가 1946년 한국 남부 지역을 방문할 당시 부산 지역에서도 <장로교인 언약>이 사용 되는 것을 보았다고 합니다.

<한국 언약도들> 논문을 통해 ‘한국 언약도’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처음 사용한 것은 한부선 목사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부선 목사 뿐만 아니라 한인 성도들과 스코틀랜드 언약도들의 신절(信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사람이 RPCNA 소속의 요하네스 보스 목사였음을 또한 알게 되었는데, 논문 가운데 인용된 내용으로서 보스 목사가 RPCNA에서 목회를 시작한 이유들은 참으로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다음 논문

<한국 언약도들> 논문은 <장로교인 언약>을 둘어싼 역사적 정황과 그 작성에 기여를 한 한부선 목사 그리고 요하네스 보스 목사에 대해 주로 살피고 있습니다. 저자는 다음 작업으로 <장로교인 언약> 문서 자체를 더 고찰할 필요성을 말했는데, 그러한 연구가 조속히 진행 되기를 바랍니다.